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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서 웃은 이범호 감독 "베테랑의 진가가 드러났다, 팀은 더욱 강해질 것" [IS 승장]

KIA 타이거즈가 연장 접전 끝에 웃었다.KIA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를 5-2(연장 10회)로 승리했다. 시즌 18승(7패)째를 따낸 선두 KIA는 이날 두산 베어스에 패한 2위 NC 다이노스(15승 10패)와의 승차를 3경기까지 벌렸다.KIA는 1회 초 김도영의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김도영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하영민의 2구째 145㎞/h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비거리 130m짜리 '괴물 타구'였다.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7개를 쓸어 담은 김도영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9개(종전 최다 7개)까지 늘렸다. KIA는 5회 초 추가점을 뽑았다. 이우성과 김선빈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은 뒤 한준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2-0 점수 차를 벌렸다. 8회 말 주성원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가 연장으로 흘렀지만, 10회 초 2사 만루에서 최형우의 결승 2타점 적시타와 소크라테스의 쐐기 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선발 크로우가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6회부터 가동된 불펜은 5명의 투수가 5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승리 투수는 곽도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시즌 9세이브째를 올렸다. 타선에선 김도영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최형우가 결승타 포함 5타수 1안타 2타점 활약했다.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뒤 "베테랑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경기 후반 동점을 허용하면서 어려운 경기 흐름이었는데 10회 초 2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상태 투수(조상우)와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천금 같은 2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려줬다. 그야말로 승부를 결정짓는 안타였다"며 "계속된 찬스에서 소크라테스가 추가 타점을 올려주면서 확실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이 감독은 "크로우가 많은 투구수로 5이닝 만에 교체됐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불펜진에서 실점이 나오긴 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정해영이 오늘도 든든하게 승리를 잘 지켜줬다"며 "주중 첫 경기였는데 쉽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정말로 힘든 경기를 했다. 오늘과 같은 경기에서 승리하면 팀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내일도 좋은 경기하겠다"고 전했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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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먹어도 '4연속 QS+', 고퀄스의 비결은 9이닝 당 볼넷 '0.68' [IS 스타]

8회까지 무실점, 점수는 8점 차 리드. 완봉승도 노릴만한 페이스였지만 고영표(31·KT 위즈)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이번 이닝(8회)만 막고 내려가겠습니다”는 말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왔다. 고영표는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9승(5패)을 수확했다. 투구 수를 보면 1이닝을 더 던질 수 있었지만, 고영표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이유가 있었다. 고영표는 8회 도중 집중력을 잃었다. “더위를 먹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영표는 추신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투수 코치를 불렀다. 교체가 가능한 투수가 있는지 확인한 뒤, 몸을 풀고 있는 투수가 없자 자신이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하고 8회를 마무리했다. 이후 고영표는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잠시 흔들렸으나 이날 고영표의 투구는 완벽했다.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고 8회까지 무실점했다. 네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9경기 연속이다. 선발이 7이닝 이상 경기를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고영표는 꾸준히 제 임무를 다했다. 그의 별명도 ‘고퀄스(고영표+퀄리티스타트)’다.비결이 무엇일까. 고영표는 “초구부터 승부구를 던지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엔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던지다가 조금씩 감을 잡으면 점점 코너를 보고 던진다. (가운데에 던질 때) 힘 없게 던지면 치기 쉬운 공이 되니까 초구부터 승부구라고 생각하고 강하게 던진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그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72.8%로 KBO리그에서 가장 높다. 볼넷이 적은 것도 ‘고퀄스’의 비결이다. 올 시즌 고영표의 9이닝 당 볼넷은 0.68개로, 이 역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볼넷이 적으니 투구 수 관리에도 효율적이다. 고영표의 이닝 당 평균 투구수는 13.5개. 긴 이닝을 끌고 가기 수월하다. 고영표는 “볼넷을 주면 투구수가 무의미하게 늘어난다. 존 안에 공을 던져 타자들과 빨리 승부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고영표와 KT의 상승세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여름(6월)을 기점으로 고영표는 6승 2패 평균자책점 1.58로 승승장구 중이다. KT도 6월 이후 승률 1위(0.682)를 달리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고영표는 “여름에 팀도 나도 승수를 많이 쌓는 것 같다. 기복이 적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3.08.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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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찾았다 삼성의 5선발, "든든했던 최채흥, 5선발에서 '5'를 빼야겠어요"

“5선발에서 ‘5’를 빼야겠어요.”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최채흥의 복귀전 투구를 극찬했다. 최채흥은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채흥은 12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하자마자 하루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성공적인 투구로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아울러 삼성은 그동안 고민이었던 ‘5선발’의 주인공을 찾았다. 경기는 패했지만, 최채흥은 최고의 수확이었다.이튿날(14일) 만난 박진만 감독도 최채흥의 투구를 칭찬했다. 박 감독은 “말로만 (잘 던지다고) 한 줄 알았는데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겨도 될 정도로 잘 던졌다. ‘5선발’에서 ‘5’는 빼도 될 정도로 감독 입장에서 든든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입대 전보다 최채흥의 커맨드(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가 좋아진 것 같다. 어제 경기에선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많이 나지 않더라”면서 “1년 반 동안 군대밥을 먹어서 그런지 자신감이 붙었고 힘도 있는 것 같다”라며 칭찬을 이어나갔다. 자연스레 최채흥은 삼성의 5선발 자리에 투입, 오는 18일 수원 KT위즈전에도 선발 등판한다. 5선발 자리를 꿰찬 것이다. 박 감독은 “어제 최채흥이 6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게 한 것은 일요일에도 던져야 하기 때문이었다”라면서 “제대 전 경기에서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이번주엔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3.06.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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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부모님의 염소탕·형들의 조언, 첫 풀타임 '애니콜'이 여름을 버티는 방법

KT 위즈의 투수 손동현(22)은 데뷔 이후 최고로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25경기 30이닝, KT에서 ‘애니콜’ 박영현(20) 다음으로 많은 경기와 이닝에 나서고 있다. 프로 입단 이후 2019년 34경기, 2020년 23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올 시즌 데뷔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한다. 필승조로 자리 잡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한 도전이다. 손동현은 나올 때마다 대부분 1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닝 수만 따진다면 리그 전체 불펜 투수 중 3위에 해당한다. 풀타임 첫 시즌인 것을 감안한다면 체력 문제가 대두될만하다. 다만 손동현은 공격적인 투구로 체력 문제를 상쇄하고 있다. 올 시즌 손동현의 이닝 당 투구수는 14.7개로 20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 중 두 번째로 적고, 스트라이크 비율도 66%로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높다. 빠른 승부로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가져가 체력 문제를 최소화했다. “스트라이크가 꼭 좋은 건 아니더라고요”물론 딜레마도 있다. 공격적인 투구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4월 평균자책점(ERA) 2.19, 피안타율 0.195에 불과했던 그의 성적은 5월 ERA 4.09, 피안타율 0.279로 치솟았다. 6월 성적은 더 안 좋았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다가 안타를 맞는 경우가 많아졌다. 구위 유지와 체력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손동현은 “스트라이크만 많이 던진다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더라”고 깨달았다. 그는 5월 3일 SSG 랜더스전과 6월 2일 두산 베어스전을 정확히 복기해냈다. SSG전 에레디아에게 맞은 역전 3점포와 두산전서 김대한과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상황이었다. 모두 투 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아놓은 상태서 안타를 내줬다. 그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던지다가 안타를 맞은 적이 많다. 버릴 때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스트라이크에만 집착했다.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라고 자책하며 ‘버림의 미학’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형들의 노하우, 부모님의 염소탕체력 관리도 필요할 때다. 손동현은 “잘하면 힘든 것도 못 느낀다. 더 자주 나가고 싶다”라면서도 “경기에 더 자주 나가기 위해선 체력 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성적이 좋지 않은 경기가 있었는데, (김)재윤이 형이나 (김)민수 형 등 형들이 기술적인 문제보단 체력 문제라고 조언해주셨다. 아무래도 풀타임 첫 시즌이다 보니 형들에게 노하우를 많이 물어보고 있는데, 체력 관리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되짚었다. 체력 관리 이야기가 나오자 손동현은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는 “체력 관리 비결이라곤 적절한 운동과 비타민을 잘 챙겨 먹는 것밖에 없는데, 요새 부모님이 내가 힘들 것 같다면서 염소탕을 해주셨다. 평소에 집밥도 잘 챙겨주시고 신경도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에 경기에 자주 나오면서 TV(중계)에도 많이 나오게 됐는데, 부모님이 식사하시면서 챙겨보신다고 하더라. 뿌듯하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전 인터뷰에서 손동현은 “딱 40경기만 나가는 것이 올 시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최근 목표를 수정했다.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 경기에 나서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지금은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 하지만 또 신경 쓰다 보면 하나에만 몰두하게 되다 보니 최대한 기록은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나갈 때마다 열심히 던지는 것만 집중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3.06.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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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복귀전 완벽투' 양현종 "투구 수 관리 신경...주효상 리드 좋았다"

태극마크 유니폼을 벗고 돌아온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이 첫 시범경기를 완벽하게 마쳤다.양현종은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45구를 던지며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양현종의 호투에 힘입은 KIA는 8-1로 완승을 거뒀다.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경기 내내 이어갔다. 안타는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게 맞은 단타 한 개가 전부였고, 투구 수가 말해주듯 별다른 위기도 없는 경기였다. 득점권 위기는 단 한 번이었고, 그나마도 모두 범타를 유도해 막아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4㎞를 기록했다.양현종은 경기 종료 후 "오늘 경기에서는 제구와 투구수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투구를 했다"며 "구속에서 다소 아쉬운 감이 있지만, 아직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크게 게의치 않고 개막에 맞추어 페이스를 끌어 올리려고 준비중"이라고 전했다.양현종은 포수 주효상의 리드도 칭찬했다. 지난해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주효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박동원(LG 트윈스)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으로 주전 포수가 빈 KIA는 주효상 등 젊은 포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김종국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양현종과 이의리는 한승택과 많이 해봤으니 주효상과도 한 번 해보게 하겠다"며 주효상의 선발 기용 이유를 전했다. 양현종은 "주효상의 리드가 좋았고, 앞으로도 좋은 호흡을 맞출수 있을 것 같다"고 파트너를 칭찬했다.KIA는 앞으로 총 8번의 시범경기가 남았다. 양현종은 "개막 전까지 한번 더 등판할 것 같은데, 다음 등판 때에는 변화구나 구속에 좀 더 신경 쓰며 던지겠다"며 남은 등판 목표를 전했다.광주=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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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또원중·철원·태인’…혹사 논란 속에 마친 이강철호

한국이 치른 건 결승전일까 아니면 1라운드인가. 투수들의 보직은 선발이었을까 불펜이었을까. 야구대표팀 투수진은 이번 대회 동안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한국 야구대표팀 지난 12일까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경기에서 1승 2패를 거뒀다. 3경기에서 총 24실점. 모두 자책점이다. 투수진 운용에서 완벽한 실패다.실점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대회가 진행될 수록 마운드 과부하가 심해진다. 투수진 관리를 위해 제한 투구 수까지 걸었는데, 오히려 혹사 문제가 불거졌다.이강철 감독은 13일 중국전에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이미 10일 일본전에서 2이닝 29구를 던진 바 있다. 이마저도 연투였다. 9일 호주전에서는 1과 3분의 1이닝 동안 26구를 던졌다. 7일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 경기까지 합치면 나흘 동안 3경기 82구를 기록했다. 중국전에서는 다행히 1이닝 투구에 그쳤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12일 체코전 등판했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7일 한신전에서 2이닝 21구를 던졌고, 이틀 휴식 후 일본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11구를 던진 후 하루만 쉬고 4와 3분의 2이닝 59구를 던졌다. 선발도 불펜도 아닌 마당쇠에 가까웠다. 정철원(두산 베어스)과 김원중(롯데)의 일정도 고되다. 둘은 지난 6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경기부터 12일 체코전까지 대표팀 5경기에 모두 등판했다.선발 투수는 제한 투구수 65구에 맞춰야 하니 불펜 부담이 커지는데, 1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은 이는 손에 꼽는다. 설상가상 불펜 에이스 세이브왕과 홀드왕은 등판 자체가 어려웠다. 고우석(LG 트윈스)은 목 통증으로 3경기 내내 결장했고, 홀드왕 정우영(LG)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전 9구를 던진 게 전부다. 그마저도 정상적인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매 이닝 불펜 대기를 서니 투수진의 피로도는 더 가중됐다.이강철 감독은 KBO리그에서 선발을 가장 길게 쓰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년간 KT는 불펜 이닝이 가장 적은 팀이었다. 지난해 구원 이닝 1위 김민수(80과 3분의 1이닝)를 비롯해 필승조 과부하가 없진 않았지만, 마운드 운용에 원칙이 확실했다. 한 시즌 내내 고정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갔고, 마무리 김재윤과 셋업맨 주권을 중심으로 불펜진도 중심이 확실했다. 이강철 감독의 야구가 '매직'으로 불린 것도 그 원칙이 자리 잡은 덕분이었다.그러나 대표팀에서는 달랐다. 애리조나 전지훈련부터 투구 수 제한과 세 타자 상대 규정을 고민하던 이강철 감독은 대회 내내 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은 초반 호투 후 후반 실점했고, 불펜 투수들은 주자를 쌓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호주전과 일본전에서 대량 실점이 더해지면서 체코전부터 마운드 운용의 원칙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그 결과물이 '또 김원중'이었고, '또 정철원'이며, '또 원태인'이었다.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은 2023년 정규시즌을 치러야 하는데 소속팀의 부담도 상당하다. 일찍 몸을 끌어올렸던 만큼 관리해줘야 하는 부담도 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정철원 등 소속팀 선수들에 대해 “팔이 빠지게 던지고 오라”고 격려한 바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정철원은 2022년이 첫 풀타임 시즌인 투수다. 비시즌 동안 회복이 중요하다”며 “건강히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두산은 소속 선수의 7일 5 등판을 지켜봐야 했다.이강철 감독은 10일 일본전 패배 후 "투수진 운용 실패는 내 책임"이라고 인정했고 13일 중국전을 마친 후에도 "확실한 선발을 정했어야 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걸 못 정해서 성적이 안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단판 승부가 아니라면 어떤 단기전이라도 원칙이 있어야 마운드가 버틴다. 원칙 없이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면 '또 철원'의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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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도쿄] 자신감이 없어서 한일전 완패? 아니다

9일과 10일, 도쿄의 밤은 쓸쓸했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약체’ 호주에 이어 ‘숙적’ 일본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일본전에서는 부담감에 짓눌려 자멸하고 말았다. 한국은 두 경기 17이닝 동안 21자책점 팀 평균자책점이 11.12를 기록했다. 현재 1라운드를 진행 중인 A, B조 10개 나라 중 꼴찌다. 실점만 많이 한 게 아니라 과정도 좋지 않았다. 볼넷이 너무 많았고,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관중석에서도 크게 보였다. 특히 일본전 다섯 번째 투수로 나온 김윤식은 세 타자를 상대하면서 사사구만 3개를 주고 강판했다. 9번째 투수 이의리도 네 타자와 대결하는 동안 볼넷을 3개나 줬다. 거듭된 졸전을 두고 현장에선 “한국 투수들의 자신감이 왜 저리 떨어졌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강철 감독이 대표팀 관리에서 특히 신경 쓴 게 멘털 관리였다. KBO리그 최고의 선수, 그리고 메이저리그(MLB) 스타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까지 데려왔으니 케미스트리만 관리하면 좋은 전력을 보여줄 거로 기대한 것 같다. 호주를 상대로 방심하지 않으려고 조심, 또 조심했다.이강철 감독은 10일 일본전에 앞서 “(호주전 패배 후) '기죽지 말고, 우울해하지도 말고, 특히 자책하지 말자. 앞으로 경기 더 남았으니까 한 경기 한 경기 잘해 나가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위기일 때 굳이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얹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감독은 “다들 (감독의 뜻을) 알아들었을 거다. 주장(김현수)이 오늘 경기 전에 단체 미팅하는 걸 봤다. 일부러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내용은 알아보지 않았다”고 전했다.그런데도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마치 얼어붙은 거 같았다. 일본전에서 10명의 투수가 등판해 총 투구수 186개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과감하고 정확한 공은 몇 개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거나, 안타를 맞을까봐 달아나는 피칭이 대부분이었다.이런 현상은 호주전보다 일본전에서, 경기 초반보다 후반에 더 많이 나왔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의미다.자신감은 단지 심리 상태가 아니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다가 실수가 나오고 무리수를 던지는 것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고, 동료를 신뢰하지 못할 때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한국야구의 위기론은 10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특히 투수들의 기량, 특히 제구력 저하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이때마다 반대 논리가 등장했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대신 투수가 구사하는 구종이 많아졌지 않느냐.” “스트라이크 존이 좁기 때문이다.”이런 논리들이 투수들을 자만에 빠뜨렸다. 그런 투수들도 귀해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면 수십 억원의 계약에 성공한다. 절대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국제 경쟁력과 상관없이 내수 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가진 것만으로 그들은 어마어마한 부와 명예를 누렸다. 그러나 그들이 국제 무대에 나오자 진짜 실력이 여실히 입증됐다.이번 WBC B조에서 체코와 호주의 선전이 눈에 띈다. 다른 조에서도 ‘야구의 평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제대로 프로리그도 갖추지 못한 팀들조차 당해내지 못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이겨야 할 상대에게 끌려가고, 꼭 이기고 싶은 상대에게 벌벌 떠는 건 다른 복잡한 이유가 아니다. 실력 부족 때문이다. 그 냉혹한 현실을 2023 WBC에서 확인하는 중이다.도쿄(일본)=김식 기자 2023.03.11 10:44
프로야구

[PO2] 1⅔이닝 6실점 악몽…믿었던 플럿코에 발등 찍힌 LG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의 아담 플럿코(31)를 향한 믿음은 초반부터 산산조각났다. LG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6-7로 졌다. 전날(24일) 1차전을 6-3으로 이긴 LG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플럿코의 경기 초반 강판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플럿코는 2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1과 3분의 2이닝 8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0-6으로 뒤진 2회 초 2사 2루에서 교체됐다. 5월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6실점을 했는데, 같은 팀을 상대로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 플럿코는 올 시즌 15승 5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특히 6월 이후 12승 2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더 좋았다. LG의 PO 직행에 큰 힘을 보탰다. 다만 PO를 앞두고 몸 상태와 실전 감각이 물음표였다. 플럿코는 9월 25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등에 담 증세가 있어 첫 타자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뒤 교체됐다. 9월 20일 KIA 타이거즈전(6이닝 1실점 0자책)이 가장 최근 등판인 셈이다. LG는 10월 초 정규시즌 2위가 확정되자 플럿코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다만 LG가 지난주 KT와 교육리그를 치러 실전 감각 기회가 있었다. 켈리와 김윤식이 각각 선발 등판했다. 플럿코는 실전 대신 라이브피칭으로 대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제외됐다. LG는 선수 의사를 존중했다. 류지현 감독은 PO 2차전에 앞서 "피로도에 의해 팔이 무거웠던 것이라 피로도를 없애는 것이 중요했다"며 "체력이나 투구수는 걱정하지 않는다. 플럿코는 힘으로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커맨드와 제구로 던지는 투수라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정상적으로 던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35일 만의 실전 등판에 나선 플럿코는 마운드를 일찍 내려와야 했다. 1회 1사 후 이용규와 이정후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혜성 타석에서 포수 패스트볼로 첫 실점했다. 2회 선두 타자 김태진에게 안타를 내준 플럿코는 이지영의 희생 번트로 맞은 1사 2루에서 '가을 사나이' 송성문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김휘집의 안타, 김준완의 내야 땅볼로 2사 2, 3루가 이어졌고 이용규에게 2타점 적시타를, 후속 이정후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0-5까지 뒤졌다. 플럿코는 김혜성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는데, 이때 포수 유강남의 실책까지 나와 6점째를 뺏겼다. 플럿코의 KBO리그 가을 야구 첫 등판은 악몽이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2.10.25 23:13
프로야구

안우진, 무사 만루 연속 3K..."삼진이 필요했다"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3)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시즌 3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5이닝 동안 6피안타 5사4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1회 빅이닝을 만들며 다득점을 지원했지만, KT 타선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안우진은 위기에서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투구수(113구)를 기록하는 투혼도 보여줬다. 키움은 9-3 완승을 거뒀고, 안우진을 승리 투수가 됐다. 안우진은 1회 초 KT 1번 타자 조용호를 삼진, 후속 타자 김민혁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황재균에게 던진 시속 156㎞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통타당해 우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실점 위기에서 상대한 박병호에게 시속 158㎞짜리 더 빠른 직구를 던져 외야 뜬공을 유도했다. 키움 타선은 1회 공격에서 KT 선발 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를 두들기며 5득점 했다. 그러나 그사이 어깨가 식은 안우진은 2회 초 선두 타자 오윤석, 후속 송민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이후 홍원빈에게 볼넷, 김준태에게 우전 안타까지 맞고 만루를 내줬다. 안우진은 능숙한 완급 조절로 위기를 벗어났다. KT 9번 타자 권동진에게는 직구 2개를 보여준 뒤 가운데 시속 138㎞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진 조용호와의 승부에서는 0볼-1스트라이크에서 커브를 보여준 뒤 2구 연속 시속 157㎞ 강속구를 가운데 꽂아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스트라이크에서 변화구를 기다렸던 조용호는 배트조차 내지 못하고 삼진을 당한 뒤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안우진은 이어 상대한 김민혁까지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2회를 마쳤다. 이 승부는 초구 커브, 2구째 슬라이더를 던진 뒤 직구와 체인지업을 차례로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앞선 두 타자가 각각 변화구와 직구 승부에 삼진을 당한 상황. 김민혁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안우진은 3회도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2루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2사 뒤 홍원빈과 김준태, 하위 타선 두 타자에게 연속 볼넷까지 내주며 추가 실점도 내줬다. 그러나 다시 한번 실점을 최소화했다. 권동진과의 승부에서 체인지업 2개와 커브, 그리고 포크볼을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권동진은 연속 타석 삼진을 당했다. 안우진은 이후 4, 5회도 버텨냈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빠른 공의 구위는 줄지 않았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키움 타선은 6·7회 각각 2점씩 추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키움도 무난히 승리했다. 경기 뒤 안우진은 "원래 어떤 상황에서도 점수 차를 의식하고 던진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풀어진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5회까지 막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점수를 내줘서 점수 차가 좁혀지면 경기 후반에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삼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회 무사 만루에서 3연속 삼진을 잡은 이유"라고 웃어 보였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01 18:11
야구

'7이닝 1실점' 양현종, 또 첫 승 실패...불펜 동점 허용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이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양현종은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타선이 2-1 리드를 잡으며 승리 투수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올 시즌 6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던 셋업맨 장현식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첫 승을 향한 4번째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1·2회는 깔끔하게 막았다. 허경민-김인태-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연속 범타 처리했고, 2회 초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진 세 타자를 각각 삼진과 뜬공 처리하며 끝냈다. 그사이 타선은 2회 말 공격에서 폭투로 1득점 했다. 양현종은 3회 첫 실점했다. 2사 후 허경민에게 볼넷, 김인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페르난데스와의 10구 승부 끝에 왼쪽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1-1 동점. 양현종은 이후 투구수 관리까지 잘했다. 4회는 세 타자 연속 범타, 5회는 1사 1루에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야수진이 더블 플레이로 마무리했다. 상위 타선을 상대한 6회도 삼자범퇴. 2회 첫 승부에서 안타를 맞은 김재환을 시속 147㎞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양현종은 앞선 2회 초 강진성, 3회 박계범과의 승부에서도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S존)을 잘 활용했다. 양현종은 6회까지 89구를 기록했다. 7회 마운드도 올랐다. 직구는 힘이 넘쳤고, 코너워크도 날카로웠다. 강진성부터 시작된 7회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KIA 타선은 비로소 양현종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겼다. 7회 말 1사 뒤 류지혁과 김선빈이 연속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고, 2사 뒤 나선 최형우가 좌전 적시타를 쳤다. 양현종은 앞선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내고도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간신히 첫 승 기회를 잡았다. KIA 뒷문은 리그 정상급이다. 2021시즌 홀드와 장현식, 34세이브 투수 정해영이 있다. 두 투수는 등판한 6경기 모두 무실점을 이어갔다. 그러나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8회 오른 장현식이 동점을 내줬다. 선두 타자 안재석에게 안타를 맞았고, 견제구를 1루수 황대인이 놓치며 위기에 놓였다. 이후 정수빈에게 진루타, 허경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2-2 동점. 양현종의 승리는 또 무산됐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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